[목화신문, 최지훈기자] 현대인의 식탁에는 단맛이 빠지지 않는다. 달콤한 음료, 디저트는 물론이고 가공된 간편식과 심지어 건강식으로 인식되는 요거트, 시리얼, 과일주스까지도 높은 당분을 함유하고 있다. 당분은 단맛을 통해 즉각적인 만족감을 제공하지만, 장기적인 건강 측면에서는 ‘달콤한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 당류 섭취, 기준치를 초과하는 현대인들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당류 섭취량은 하루 약 62.1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섭취 기준인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를 넘어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청소년과 20~30대의 경우, 탄산음료·디저트류의 소비가 높아 과잉 섭취 문제가 두드러진다.
식약처는 특히 ‘자연당’이 아닌 가공식품에 첨가된 ‘첨가당’의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첨가당은 영양소는 거의 없고 칼로리만 높은 ‘공허한 열량(empty calories)’으로, 체중 증가와 대사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 단맛이 부르는 건강 문제들당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체중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이다. 몸속에 당이 과잉으로 축적되면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혈당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복부 비만과 같은 대사 이상 증후군은 이런 당 대사 장애와 직결되어 있다.
또한, 혈액 속에 당이 많아지면 혈관 벽에 염증이 생기기 쉽고, 이는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심장병 같은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한편, 당분 중에서도 특히 ‘액상과당’은 간에서 직접 중성지방으로 전환되며, 이로 인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치아 건강도 당 섭취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당은 구강 내 박테리아의 주요 먹이로 작용해 산을 생성하고, 이 산은 치아를 부식시켜 충치와 잇몸질환을 일으킨다.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당 섭취와 치아 질환 간의 연관성은 매우 뚜렷하다.
최근에는 당분이 인지기능과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고당 식이는 집중력 저하, 무기력감, 심지어 우울감과 불안 증세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는 혈당이 급격히 올라갔다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뇌의 에너지 공급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당 줄이기 실천법… “읽고, 고르고, 나누기”전문가들은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한 생활 습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성분표 확인하기: 제품 구매 전 ‘총 당류’ 함량을 체크하고, 설탕·액상과당·포도당 등 다양한 이름으로 표기된 당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
-음료보다 물 선택하기: 탄산음료, 과일주스 대신 물이나 무가당 차를 선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자연식 섭취 늘리기: 과일, 채소, 견과류 등 자연에서 얻은 당은 식이섬유와 함께 섭취되어 혈당 급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달콤함 나누기: 디저트를 혼자 먹기보다 나눠 먹거나, 소량만 즐기는 것으로 습관을 바꾸는 것도 실천 가능한 대안이다.
◼ "달콤한 맛, 경계심을 가져야 할 때"달콤한 맛은 일시적인 위로가 될 수 있지만, 반복되는 섭취는 중독성과 건강 악화를 동시에 불러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생활 속 위험 요소’”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이 필요한 대표적인 식습관 관리 항목”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