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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봉천동 아파트 화재…사망자는 방화 용의자, 갈등의 비극으로 번져”

목화신문 기자 입력 2025.04.21 15:32 수정 2025.04.21 15:32

[목화신문, 최지훈기자]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숨진 남성을 방화 용의자로 특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진출처: 뉴스1]

 

불은 21일 오전 8시 17분쯤 아파트 4층에서 시작됐다. 목격자들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불은 빠르게 확산됐고, 화염과 연기를 피해 대피하던 주민들 가운데 2명이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1시간 40여 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가 시작된 4층 401호와 404호, 그 사이 복도에서 집중적인 감식을 벌이고 있다. 불이 시작된 층을 포함해 위아래 세대에도 그을림 피해가 심한 상태다.

숨진 남성은 60대 A씨로, 경찰은 A씨가 방화 용의자임을 확인했다. 아파트 복도에서 발견된 시신의 지문을 대조한 결과, A씨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CCTV에는 그가 농약 살포기를 개조한 것으로 보이는 기구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장면도 포착됐다.

또한 경찰은 A씨가 화재 발생 전 인근 빌라 주변에서 화염 분사기를 이용해 불을 지른 정황도 확보했다. 오전 8시 4분쯤에는 “남성이 기름통을 들고 다니며 불을 지르고 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해당 장소에서는 쓰레기 더미에 불이 붙어 있었으며, 경찰은 이 역시 A씨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A씨의 자택에서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와 함께 5만 원권 지폐 한 장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어머니 병원비에 보태라”는 말도 적혀 있었다고 전해진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해당 아파트에 지난해 말까지 거주했으며, 이웃과 층간소음 문제로 다툼을 벌인 전력이 있다. 지난해 9월에도 경찰이 출동할 정도로 갈등이 있었지만, 형사처벌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A씨가 평소 위층과 자주 다툼이 있었다고 전하며, “평범해 보였던 이웃이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할 줄은 몰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방화 도구의 구성, A씨의 이동 동선, 과거 갈등 기록 등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화재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번 화재는 단순한 사건을 넘어, 생활 속 갈등이 비극으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경고하고 있다. 공동주택에서의 안전과 이웃 간 관계 회복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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