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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신문, 최지훈기자] 최근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사 한 방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위고비(Wegovy)’가 새로운 다이어트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위고비’는 미국 제약사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주사로, 2021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후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3년 식약처 허가를 받고 출시되었으며, 본래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 등 비만 관련 질환을 가진 성인에게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 미용 목적의 체중 감량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연예인 다이어트 주사’, ‘한 방에 5kg 감량’ 등의 키워드로 온라인과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왜 ‘위고비’인가?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라는 성분을 주성분으로 하며, 이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에 쓰이던 성분이다. 이 성분은 식욕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지속시켜, 자연스럽게 음식 섭취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주 1회 복부나 허벅지 등에 피하주사 형태로 투여하며, 1년 기준으로 평균 10~15kg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효능 덕분에 기존의 식이요법·운동 중심의 다이어트보다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 외모에 민감한 2030 여성층, 연예인 및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
급속한 확산 속 부작용 우려도하지만 위고비가 ‘간편한 다이어트 비법’으로 소비되면서 전문가들은 부작용과 오남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구역감, 변비, 설사, 복통 등 위장 관련 증상이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췌장염, 담낭질환, 신장 문제, 심박수 증가 등의 심각한 이상 반응이 보고되기도 했다.
특히, 비만 기준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위고비를 미용 목적으로 처방받는 경우, 몸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약물 중단 시 빠르게 요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대한비만학회 관계자는 “위고비는 엄연히 ‘치료 목적’의 약물이며, 의사의 처방과 관리 없이 사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일반 다이어트 약처럼 인식되는 현상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처방 남용, SNS 홍보... 규제 사각지대문제는 온라인에서의 무분별한 정보 유통과 처방 남용이다. 일부 피부과나 비만클리닉에서는 위고비를 ‘슬림주사’, ‘연예인 감량주사’ 등의 상업적 이름으로 홍보하며, 의학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도 처방하는 경우가 있어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SNS 인플루언서들이 위고비 사용 후 체중 변화 인증샷을 올리며 ‘주사 한 방으로 살이 빠졌다’는 식의 과장된 후기를 올리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의 무분별한 접근을 유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소비자 반응, 엇갈리는 평가실제 위고비를 사용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만족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한 30대 직장인은 “운동할 시간도 없고 식욕이 너무 강했는데 위고비를 맞고 나니 확실히 식사량이 줄고 체중도 빠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약물 중단 후 다시 살이 찌거나, 구토나 두통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한, 월 평균 약 30만 원에 달하는 비용 역시 장기적인 복용에는 큰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이어트, 유행보다 균형 있는 접근 필요전문가들은 위고비 열풍 속에서도 근본적인 생활습관 개선과 의료진의 전문적 상담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 수치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습관병과 직결되는 질환인 만큼 단기적인 유행에 기대기보다는 정확한 정보와 건강한 방법을 통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